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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위기에 거리투쟁까지 '다사다난' 약사사회

[2017 보건산업 결산-전망/ 유통·약사]

홍유식 기자hongysig@bokuennews.com / 2017.12.22 17:44:18

정부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에 약사회 발끈

 의약품유통업계 일련번호 의무화로 숨통 틔여


올 한해 약사사회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혼돈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약사회관 신축 가계약건, 연수교육비 유용 의혹 등으로 약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불신임 위기까지 내몰리는 사태를 초래하는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편의성을 도모를 목적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편의점 판매약의 품목을 확대 하려는 움직임에 약사사회가 크게 동요했다. 편의점 의약품 판매는 약사사회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나뉠 만큼 치열한 논쟁을 야기해왔다.

약사회는 복지부와의 수차례 논의를 통해 약물 남용과 부작용 우려를 내세우며 품목 최소화를 꾀하려 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은 형국이다.

급기야 지난 12월 19일 청와대앞에서 1000여명의 약사들이 모여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편의점 판매약 확대 반대를 요구하며 압박수위를 올리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는 올해 7월부터 전면 시행 예정이었던 의약품 일련번호가 내년 말까지 연기됨에 따라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에 최근 복지부 장관이 일련번호 제도에 대해 현실성 있는 대안은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내심 제도폐지 또는 완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불신임 위기 몰린 대한약사회장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약사회 신축회관 1억원 가계약 수수의혹 등으로 사퇴위기까지 몰리다 가까스로 기사회생했지만 이에 따른 여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7월 18일 대한약사회관 4층 동아홀에서 제2차 임시대의원 총회를 개최하고 조찬휘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진행한 결과 충족요건인 전체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처리 됐다.

다만 ‘사퇴권고’ 안건은 의결됐지만 조찬휘 회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찬휘 회장은 "사퇴권고안 등 안건에 대해서는 적법한지 여부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유무죄가 밝혀지면 그에 따른 행보에 대해 이후 밝히겠다"다며 사실상 거부입장을 나타냈다.

조찬휘 회장은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그동안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여론의 무서움을 알게 됐고 내자신의 아둔함을 깨달았다"며 "여러분 앞에 공인으로 품격과 가려야 할 것을 가리지 못한 저의 책임을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하고픈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연이어 터진 약사방송국과 연수교육비 유용을 소개하며 "저는 매우 불공정하고 부정한 인물이 됐다"면서 "하지만 회장 회무를 진행하면서 1원도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았고 특히 검찰 조사시 유죄가 판명되면 즉각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저지

정부의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움직임과 관련해 약사회가 투쟁 모드로 전환한 분위기다.
지난 12월 19일 전국 약사 1000여명이 청와대 앞에서 국민건강위협하는 정부의 편의점 판매약 확대 시도를 강력 비판하며 '약국·의원 당번연계'와 '공공 심야약국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대한약사회 임원을 비롯해 전국 지부 임원, 전국 분회장과 일반 약사회원 등이 자리를 함께 하고 편의점 판매약 확대가 국민건강의 위해를 가져온다는 점을 알리고, 품목 확대 논의의 부당성을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약사회는 “약사회가 정부의 편의점 판매약 논의에 참여한 것은,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일부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품목이라도 다시 불러들이려 참여한 것”이라며 “약사회가 편의점 판매약 논의에 참여한 것을 마치 사회적 합의에 이른 것처럼 꾸미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구성돼 회의를 시작한 안전상비의약품 심의위원회는 9개월간 5차 회의를 진행,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의 품목조정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5차 회의가 열린 지난 12월 4일 위원회는 편의점 판매 의약품 개수는 늘리지 않고, 기존 2개 품목을 삭제하고 지사제와 제산제 2개 품목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치려 했지만 회의에 참석한 약사회 임원이 자해 소동이 벌어지며 무산됐다.

약사회는 향후 심의위원회 회의 참석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궐기대회 등 품목확대 저지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일련번호 시행 전 협의체 구성키로

올해 의약품유통업계는 그간 숨통을 짓누르던 의약품 일련번호 의무화 제도가 유예됐다.
의약품유통업체의 의약품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의무화 제도가 지난 7월 시행에 들어갔지만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2018년 12월까지 연기된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일련번호 제도 시행을 앞두고 △묶음번호(어그리게이션) 표준화·의무화를 비롯해 △이차원바코드와 RFID 통합 또는 병행 △바코드 리더기 등 비용지원 △익월보고 유지 등을 정부에 요청해 왔다.

유통현장에서는 어그리게이션 미비로 인해 묶음포장들을 뜯어 개별제품의 이차원 바코드나 RFID를 리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도 바코드의 제각각인 위치를 비롯해 흰색·푸른색 등 리딩이 어려운 색상, 난반사가 일어나는 비닐포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어그리게이션의 의무화와 위치·형태·내용 등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유통업체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또한 RFID 태그 부착 의약품의 경우 전파간섭 등의 이유로 격리된 공간에서 리딩을 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으며, 묶음포장을 리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제품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일련번호 제도에 대비하기 위해 유통업체가 갖춰야 할 설비와 인력 문제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들의 유통마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목돈을 들여야 하는 설비뿐만 아니라 매년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인건비 문제가 유통업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와 의약품유통협회는 유예되는 기간 동안 협의체를 구성해 꾸준히 제기된 어그리제이션 문제, 바코드 표준화, 월말보고 건에 대해 해결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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